※ 스포일러 있습니다.
단 후속작들은 '블랙 메사'같은 리메이크도 없고, 애당초 알 사람은 다 알다싶이 3편이 나올 기미도 없어서 이어서 플레이할지는 조금 고민중이다. - BLλCK MESA 감상에서
라고 말한 내가 바보였다. 이 녀석.... 갓겜이잖아! 분명 명작임에도 세월의 장벽이 있는 전작 '하프라이프 1'과는 달리 본작은 지금 플레이해봐도 오롯이 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비유가 전해질지는 모르겠는데 마치 '리들러 스콧'의 '에이리언 1'과 '제임스 카메론'의 '에이리언 2'의 차이 같달까. 음. 써놓고보니 정말 덕스럽군. 거두절미하고 자세한 감상을 적어보겠다.
우선 가장 처음 눈에 띄는 점은 명확한 개성이 생긴 캐릭터들이다. 전작의 외형부터 대사까지 죄다 몰개성한, NPC같은 캐릭터들과 비교하자면 당황스럽기까지 한 변화인데, 이는 디테일한 스토리보단 게임의 분위기와 컨셉을 표현하는데 치중한 전작의 방향성에선 필요없던 요소를 살려낸 것으로 앞으로의 시리즈는 직관적이고 확장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로 만들겠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다.
실제로 본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되는대로 휘둘려 정신없던 전작과는 다르게 인물, 세력의 관계가 명확하게 설정되있고, 고든이 해야할 임무 역시 하나의 방향성 (콤바인을 향한 혁명)을 꾸준히 유지되기 때문에 G트키인 엔딩을 제외하면 헤맬 여지가 없다.
이러한 변화는 장단점이라기보단 기호의 영역일텐데, 개인적으론 극호였다. 분명 전작의 음모론적인, 미지의 공포를 추적하는듯한 전개도 재미있었지만, 꾸준히 흥미와 호기심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선 마치 영화처럼 철저하게 악센트와 템포를 컨트롤하고 적절한 이벤트를 배치하는 본작의 방법론이 훨씬 효과적이였다고 본다. (단, 언제나 후자의 방법론이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다. 괜히 후속작에서 군살만 덧붙이다 고꾸라진 케이스가 훨씬 많으니...)
무엇보다 중요한건, 본작이 좀더 직관적이고 선형적인 방법론을 채택했다고 해서 미스테리어스한 맛이 없어진 것도 아니란 점이다. 아무래도 주요 상대가 인간이다보니 전작을 절대적으로 지배했던 공포무드는 옅어졌지만, '도대체 뭔 일이 있었길레 고든 덕에 이겨낸 줄 알았던 침략에 인간이 작살났는가-'하는 의문으로 시작해서 월리스 브린이 주구장창 복종해야한다 말하는 '은인'의 힘을 어림이나마 짐작케하는 총사령부 '시타델'까지 여전히 흥미로운 배일에 쌓여있다. 문제는 이 베일을 풀어줄 후속작이 안나온다는 점이지만 결론을 내자면 본작의 태세전환은 대단히 성공적이였다 이 말이야~
스테이지 구성 측면에서도 다소 억지스러운 퍼즐과 기믹이 많았던 전작과는 달리 진정으로 다양한 체험을 선사하는 스테이지가 다수 존재했다. 이를테면 수상기나 버기카를 타고 진행하는 챕터라던가, 땅에 발닿기가 무섭게 물어뜯어대는 '개미귀신'을 컨트롤해 적과 싸울 수 있는 스테이지, 레이저 유도방식의 RPG를 사용한 건쉽 & 스트라이더 레이드, 중력건 기믹등이 이에 해당한다.
단, 이 중 수상기와 버기카는 내 컴퓨터 이슈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감도가 너무 높은 것과 내려서 진행해야하는 부분과 올라타서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 명확하게 구분되지않아 걸어서 진행했다가 다시 몇분을 되돌아가는 뻘짓을 할지도 모른다는 단점이 있긴한데... 혹시 이건 내 지능 이슈인가...?
이외에도 전투의 난이도도 상당히 올라간 느낌이다. 전작에선 전투가 어려워서 막힌적은 없었는데 본작에선 애를 먹은 구간이 상당히 있었다. 그렇다고 막 소울류만큼 어려운건 당연히 아니고 리트 3~4번하면 어떻게든 클리어할 수 있는 정도이긴 하다.
반대로 도전과제의 난이도는 'BLλCK MESA' (참고로 '하프 라이프1'엔 도전과제가 없다)에 비하면 만만하다. 대부분 조금만 신경쓰면 클리어 가능하고, 난이도가 조금 높아보이는 것들이나 가장 성가셔보이는 '모든 람다 저장소 찾기' 도전과제도 클리어 못할 것도 없어보이긴한데... 이상하게 FPS 게임에선 의욕이 안난단 말이지... 언젠가 100%를 채우러 올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이제 남은건 '하프라이프 2 에피소드 1,2'랑 외전 몇개 정도인데... '하프라이프 2' 뽕맛이 강렬해서 '에피소드 1,2'까진 마저 플레이할 것 같고, 외전들은... 스팀 세일에 들어가면 쟁여놨다가 나중에라도 해봐야겠다. 역시 여기까진 손이 가질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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