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컴퓨터를 새로 맞추고 플레이하는 게임이 '뱀파이어 서바이벌'에 이어서 '블랙 메사'라니....ㅋㅋ 내가 생각해도 참 종잡을 수 없는게 내 마음이다... 아무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게임계의 GOAT '하프 라이프 1'을 팬심만으로 훌륭히 리메이크했다는 본작에 게이머로써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고 이것이 때마침 터진거라고 생각한다.
게임 자체는 기대에 걸맞게 원작 기준 (1998년 발매) 거진 30년이 지난 지금 플레이해봐도 재밌었고, 몇몇 요소들이나 기믹은 후대에 영향받은 게임이 분명하게 연상될 정도로 그 완성도가 높았으나... 애석하게도 여러 문제와 불편함이 있었다.
일단 첫번째로 게임 초반부에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주 튕긴다. 다행히도 이 구간을 넘어간 뒤론 튕김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는데, 한창 게임과 친해져야할 시기에 이러한 현상을 겪는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기분좋은 경험은 아니다.
두번째론... 많이들 공감하던데 길찾기 난이도가 ㅋㅋㅋ.... 이건 게임의 문제라기보단 선형적이고 친절한 요즘 게임에 익숙해져서 생긴 괴리에 가깝긴 하다. 오히려 구성 자체는 폐쇄적인 시설을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순차적으로 하여 기믹을 파훼하는 맛이 좋게 잘짜여있다고 생각되는데, 넓고 복잡한 스테이지에 툭 던져놓고 알아서 하라고 하면 우선 한숨부터 쉬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나같은 경우엔 이 요소가 상당한 부담이 되서 분명 게임이 재밌는데 피로감을 크게 느끼고 손이 덜가게 되는 감도 있었다.
이 두가지 요소를 제한다면 본작은 정말 재밌는 게임이였다.
대형사고가 일어난 후 다짜고짜 쳐들어와 깽판을 놓는 괴물들과 구하러온 줄 알았더니 실은 사건을 은폐하려고 역돌격을 해대는 군인들을 상대하며 연구소를 탈출하는 전반부는 폐쇄적인 분위기의 호러게임와 존나 강한 주인공이 적들을 휩쓰는 류의 영화 혹은 게임을 합쳐놓은 인상이였다. 압박감의 레벨은 다르지만 전자는 '데드 스페이스'가, 후자는 영화 '존윅' 혹은 '라스트 오브 어스'가 연상되기도.
군인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이 사건이 외계 행성과 연관이 있다는게 서서히 밝혀지는 중반부부턴 '몬가...몬가 일어나고 있음'이란 당혹스러우면서도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되게끔 하는 요소들이 플레이어를 서서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그 대표적인 요소가 몬스터들이 사용하던 외계의 무기들. 따발 쏘고 샷건쏘다가 뜬금없이 얻게되는 무기들의 비주얼부터가 '고든이 슬슬 인간의 영역에서 벗어나다' 싶어 두근거렸다.
대망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라해도 ZEN. 원작에선 어떤 비주얼이였는지 모르겠는데 이건 확실히 환상적이였다. 진행적으로도 '폐쇄된 공간을 탈출하는 경험'이 '외계행성의 탐험 (혹은 침략으로의 공세전환)'으로 확 바뀐 덕에 두가지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원작에선 미완인채 발매돼 평을 깎아먺은 요소로 알고 있는데, 이걸 이 정도 레벨로 끌어올리고 재구성한 제작진들의 열렬한 팬심과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단, 그래서그런지 과하게 분량이 길다는 느낌도 있긴하다. 나같은 경우 하루에 챕터 1개 정도를 클리어하는 템포로 진행했는데 최후반부 2개 챕터는 거의 다른 챕터의 1.5~2배에 다른 분량이였으니...
아무튼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소모하긴 했는데 (스팀으로 비교해보니 같은 AAA급인 바이오쇼크 시리즈보다 5~6시간 정도는 플레이타임이 길더라)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였다. 단 후속작들은 '블랙 메사'같은 리메이크도 없고, 애당초 알 사람은 다 알다싶이 3편이 나올 기미도 없어서 이어서 플레이할지는 조금 고민중이다.
도전과제는... FPS류가 그렇듯이 작정하지 않으면 손대기 힘들 것같아 가능한 해보이는 것들만 적당히 손댔다. 특이한 점은 트롤링 관련 도전과제가 많다는 것. 유저가 감히 떠올리지 못한 온갖 트롤링을 하라고 도전과제가 떠미는 걸 보고 혀를 내둘렀다 ㅋㅋ 이런 도전과제도 나쁘지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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