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달성률 : 트로피 달성률 77% [서브 퀘스트 (인연 포함), 전화카드 & 이미지비디오 수집 완료]
작년에 이어서 올해엔 '제로'를 플레이해봤다. 그런데... 좀 물린다?
1년 정도면 충분한 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달라진게 없는 '키류'의 조작감과 아무리 다르게 꾸몄다고한들 재탕인 '카무로쵸'가 또 메인 무대인건 역시 어쩔 수 없는 약점인가 보다.
아, 그래도 이와는 별개로 완전히 달라진 시대적 배경, '버블 시대'의 '카무로쵸'의 재현율은 제법이였다고 생각한다. 원본이라 할 수 있는 '가부키초' 자체가 여전히 환락가로 유명한 곳이니만큼 사치와 항락이 끝을 찍었던 '버블 시대'와의 궁합이 찰떡같아 그 시대를 대표하던 이미지를 일부 차용해 조금 꾸며놓은 것 만으로도 제법 그럴싸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 모든 것의 정점은 스탯마저도 전부 돈으로 찍는다는 정신나간 시스템으로 대체 누구 아이디어인지 ㅎㅎ... 덕분에 '극 1'에 비하면 난이도가 살짝 올라간 감이 있지만 그래도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를 강렬하게 어필했다는 것만큼은 부정 못하겠다.
이 게임에 대한 서두를 '물리는 감이 있다'며 열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더블 주인공으로 부상한 '마지마 고로' 쪽의 플레이는 제법 재밌었다. 체감 난이도는 히트액션의 조건이 까다롭다던가, '싸움꾼' 스타일 이외엔 'ㅇ잡기'가 안되는 등 '키류'보단 높게 느껴졌지만, 스피디하고 개성있는 액션이 많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스토리를 밀 때 주로 쓴 스타일은 '슬러거'. 리치가 길고 'ㅁㅁ△△△' 콤보 등의 연타기가 많아 유용했다. 단, 아직도 원인을 모르겠는데 가끔 'ㅁㅁㅁ△' 같은 커멘드를 입력하면 배트를 크게 휘두르다가 튕겨나가는 모션이 발생해 익숙해지기 전까진 상당히 곤란했다.
'댄싱' 스타일은 재밌고 나름 다대일 특화라는 쓰임새도 있는데... 모션 시작이 은근히 느리고 자체적인 슈퍼아머나 경직이 없는지 연타를 하다가도 맞아서 콤보가 자주 끊기기 일쑤라 결국 잡몹 잡는데만 쓴 것 같다.
'투기장'에선 의외로 '싸움꾼' 스타일을 메인으로 썼다. 딱히 메리트가 없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후술하겠지만 투기장의 난이도가 상당히 올라가 정석적인 플레이와 ㅇ잡기로 흐름을 끊는게 제법 중요해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방망이'를 드는 '슬러거'나 단검을 드는 '전설' 스타일을 무기허용 라운드 이외엔 쓸 수가 없어 이렇다할 선택권이 없다는 것도 한 몫 했다.
자... 이제 스토리에 대해 말하자면 익히 알려진대로 매우 만족스럽다. 시리즈의 플롯은 '1편'과 유사한 부분이 있는데, '1편'의 다소 허황되게 과장한 악역들과는 다르게 '제로'의 악역인 '도지마조'의 간부들은 행보, 대사 하나하나까지도 정말 야쿠자스러운 쓰레기들이라 그간 느끼지 못했던 야쿠자물의 풍미가 확 살아났다. 감히 비교할 순 없겠지만, 두기봉 감독의 '흑사회'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아웃레이지'가 떠오르기도.
그렇다보니 피해자의 비극 역시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부각되는데 재밌는 점은, 야쿠자가 되고자 하는 주인공들이 이 사이에 끼인다는 점이다. 역대 가장 무도한 가해자 (야쿠자)와 무고한 피해자 (일반인)의 사이에. 이 과정에서 그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야쿠자의 밑낯을 목격하고 휘말린 결과, ' 1편' 이후의 그레이존같은 스탠스, 이들 식으로 표현하려면 자기 나름의 '극도 (極道)'이려나? 하여간 '용'과 '광견'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제법 빼어나게 잘 표현해냈다.
이외에도 1편에선 키류의 둘도 없는 형제였다면서 다짜고짜 배신부터 때린 '니시키야마'가 '너가 고문받는 걸 볼 바에 널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징징대는 진~한 브로맨스나, 동성회 최대 부흥을 이룬 전설이란 것 치곤 너무 허무하게 죽은 '세라 마사루'와 '카자마 신타로'가 보여준 진면모, 그리고 짧은 등장이였지만 누구와는 달리 진짜 의형제였던 '타나카 신지'가 키류를 모시게된 동기가 공개된 서브퀘스트 등 뭔가 시리즈의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나사빠진듯했던 '1편'의 부실함을 매꿔주고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줄 요소들도 충실히 구성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프리퀄'의 목적 역시 충실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음은 '제로'의 추가요소이자 메인 컨텐츠라고 할 수있는 '머니 아일랜드'와 '물장사 아일랜드'에 대해. 까놓고 말해 둘 다 간단한 형태의 '타이푼' 게임이다. 문제는 분량이 더럽게 길다는거지.
마지마 사이드의 '물장사 아일랜드'는 그나마 양반이다. '파이브 스타'를 다 쓰러뜨려도 캬바걸들의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서 몇판 더 플레이해야한다는 게 심히 짜증나긴 하지만, 돈이 있어도 시원하게 못 미는 키류 사이드는 진짜... 누구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진 모르겠지만(2), 이익 회수를 안하면 시설 업그레이드 (=점유율 상승)을 못하게 만들어 놨으면서 정작 이 이익회수에 시간이 걸리게 만들어놓은건 뭐하자는 건지... '어차피 밀 서브퀘스트 밀면서 쉬엄쉬엄하세요 ^^'는 지랄이고 그냥 동선 자체가 좆같다.
그래도 까라면 까는게 또 게이머라 이것도 일단 100%는 달성...해놨는데 진짜 이런건 적당히 좀 해주라 ㅜㅜ
이외에도 미니게임들의 난이도가 상당히 올라간게 체감됐다. 전작에서부터 이어진 '미니서킷 대회'나 '투기장'는 물론 본작에서 추가된 '캣파이트', '전화방' 등도 여러 이유로 상당히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일단 '캣파이트'. 이건 그냥 게임 자체가 병신이다. '가위바위보'라는 운빨좆망겜을 차용해 만든 게임이면서 트로피 조건이 '연속 3 라운드를 이겨야 1회로 쳐주는 토너먼트를 10회 우승'해야 하는 거라서 걍 때려쳤다. 심지어 캐릭터중엔 '일격필살'이였나. 하여간 패배해도 아무 조건없이 확률적으로 역전승하는 병신같은 스킬을 가진 새끼도 있어서 이 새끼한테 연속 4번 터지니 그냥 하기 싫어지더라.
다음은 '전화방'. 이건 '캣파이트'보단 나은데 문제는 이 컨텐츠로 생기는 시츄에이션 전부가 서브 퀘스트에 해당된다는 것. 즉 '서브퀘스트 올클리어'를 위해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밀어야된다... 게다가 구분이 어느정도 가능하다고 해도 중복이 있고, 일부 캐릭터 (당첨에 해당하는 캐릭터)의 경우 악의밖에 안느껴지는'닮은 3~4명 사이에서 진짜를 고르기' 따위의 퀘스트를 넣어놔서 이걸 또 뚫어줘야 한다. 참고로 이것도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다...
수집요소인 '전화카드'의 경우엔... 놀랍게도 컴플리트 수집이드라 ㅋㅋㅋㅋㅋ 이게 뭔소리냐면 한 여성당 A-B-C로 세 패턴의 카드가 존재하는데 이 중 A를 수집해야 B를 수집할 수 있게되고 B를 수집해야 C를 수집할 수 있게된단 소리다. 와 진짜... ㅋㅋㅋ
쓰다보니 극찬으로 시작해서 빡침으로 마무리하게되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어지간한 명작도 수집요소나 트로피작하면 정털리는게 정해진 패턴이라... 아무튼 요약하자면 '메인은 최고, 서브는 정신건강에 해로움' 정도 되시겠다.
이 시리즈의 다음 스토리가 궁금하긴 한데... 2편만에 질려버린게 걱정이다. 솔직히 아~ 이래서 7편에서 장르를 변경했구나 하고 혼자 납득하고 있는터라 이번에도 조금 텀을 둬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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