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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PS2]를 추억하며

나의 첫 게임이 무엇이였는지는 기억못한다. 아마도 '메이플 스토리'...?였던 것 같긴한데, 당시 컴퓨터가 없어 게임을 동냥하러 다녀야했던 환경을 떠올려본다면 이모가 사주신 게임보이와 팩이 닮도록 플레이한 '포켓몬 실버' 버전이 나의 첫 게임이라고 느껴진다.

 

'포켓몬 실버'는 재밌었다. 암 세기의 명작이지. 근데 가진 게임이라곤 이거밖에 없는 꼬맹이가 순수 노가다로 붉은 갸라도스 레벨 100을 찍고 사천왕을 거진 100이상 갈아버렸으면 질릴만도 하지 않나?  그런 내 눈 앞에 혜성처럼 등장해 몇년이고 집착하게 만든 놈이 바로 이녀석 PS2, 그 중에서도 '데빌 메이 크라이'였다.

 

 

 

도트게임만 주구장창하다가 멋있는 캐릭터가 칼들고 총들고 설치는 (당시엔) 최신 그래픽 게임을 보고 뻑가는건 어쩔 수 없었으리라. 하지만 용돈조차 받지 못했던 코찔찔이에게 돈이 있을리도 만무했고, 그렇다고 어디 손 벌릴 데도 없었기에 그야말로 '그림의 떡'으로 한참을 모셔야만 했다.

 

그렇게 한참을 짝사랑을 하던 나에게도 기회가 왔으니, 바로 PS3가 발매한 것. 으레 그렇듯 새 모델이 나오면 구 모델의 가격은 한참 떨어지기 마련이여서 이걸 기회로 드디어, 드디어! .PS2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1. 개구리 중사 케로로 : 불꽃튀는 배틀로얄 Z

뜬금없게도 내 첫 PS2 게임은 이거였다. 당시엔 케로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도 했고, 남동생과 같이살던 친척동생도 PS2를 플레이하고 싶어했었기에 다같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찾다보니 엉뚱한데 불시착한 느낌.

 

게임 자체는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스타일의 캐쥬얼한 배틀로얄 게임으로 무난히 재밌었는데, 컨텐츠는 별로 없었다. 그런 주제에 컬렉션 (당시에도 집착하고 있었다) 모으기 위해선 엄청난 노가다를 감내해야했어서 결국 절반 정도 모으는데에서 그쳤던걸로 기억한다. 아, 영상을 보니 로딩이 잦고 길었던 것도 떠올랐네.

 

 

 

 

 

 

 

2. 드래곤볼 Z 스파킹!, 드래곤볼 Z 3

여기서부턴 기억을 못하는 관계로 플레이 순서에 상관없다.

드래곤볼... 물론 나도 재밌게 봤지만,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는데 이상하게 PS2론 두 편이나 플레이해봤네. 그리고 그 두 편다 명작이였다. 

 

솔직히 이 두 게임의 기억은 섞여 있는 상태라서 정확히 구분하긴 어려울 듯한데 기억하기론 '드래곤볼 Z 스파킹!'의 경우엔 대쉬, 순간이동, 공중전 위주의 엄청나게 스피디한 전투와 당시 등장한 거의 모든 캐릭터를 재현한듯한 바리에이션이 잉상적인 게임이였다. 인기도 제법 있었는지 후속작으로 '네오', '메테오'가 발매되었고 지금 찾아보면서 알았는데 뜬금없이 올해 스파킹4가 발표됐더라.

 

 

'드래곤볼 Z3'는 당시에도 알 사람은 다 아는 명작으로 '스파킹 시리즈'보단 원작의 재현에 초점이 맞춰졌던 걸로 기억한다. 플레이 스타일도 '스파킹 시리즈'와는 상당히 차별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그것까진 잘 안떠오르네. (참고로 이쪽이 먼저 발매됐다.) 아무튼 두 편다 매우 재밌게 플레이했고 올클리어한 것으로 기억한다.

 

3. XIII 써틴

지금에야 스팀에 게임을 쌓아놓고도 충동적으로 신작을 구입할 수 있는 글러먹은 어른이 되었지만, PS2 시절의 나는 코찔찔이 중학생에 불과했다. 그래서 게임을 고르는 기준은 무조건적으로 가격이다보니 지금 돌아보면 의외의 게임도 자주 플레이했던 것같다.

 

'써틴' 역시 그런 케이스 중 하나로 가격은 저렴해서 고른 게임이였지만, 개성적인 카툰랜더링 그래픽과 첩보 느와르 스타일의 조합이 상당히 인상적인 게임이였다. 아마 이 게임이 내가 처음으로 콘솔로 플레이해본 FPS이였을텐데 '과연 컨트롤러로  FPS 플레이가 가능할까'라는 염려와는 별개로 상당히 손 맛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총을 내렸다가 조준하면 어느정돈 조준 보정을 해줘서 도리여 경쾌한 진행이 가능했었다.

 

요즘도 간간히 생각나는 게임이였는데

 

 

 

 

리메이크가 나오고, 조용히 망했드라 ^^ 스팀에 원작도 있다곤 하는데 이 쪽은 한글이 아니여서 (PS2 버전은 무려 음성 더빙까지 되있다!) 아마 다시 플레이하진 않을 듯... 여러모로 아쉽다.

 

4. 모기 (蚊)

알 사람은 다아는 PS2 전설의 괴작. 어린 나이에도 내 힙스터 취향은 여전했는지 어쩌다 용돈이 생겨도 하고 싶다던 '데빌 메이 크라이'는 안하고 이딴거나 사모았다...

 

게임 자체는 의외로 드론을 조종하는 듯한 느낌의 준수한 게임성을 자랑했는데, 아마 최종보스인 대머리 아저씨가 빡쳐서 개지랄을 떠는 스테이지를 도저히 클리어할 수 없어서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찾아보니까 마지막 스테이지가 아니라 그 직전 스테이지였네. 아무튼 은근히 인기가 있었는지 무려 후속작도 발매됐지만, 1편도 없는 주머니를 쥐어짜서 구입했던거라 쿨하게 패스했었다.

 

5. WWE Smackdown! vs. Raw

당시 레슬링을 좋아하던 친구의 영향으로 나도 그 친구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레슬링에 심취해 있었다. 언더테이커, 케인, 존시나, 빅 쇼, 레이 미스테리오 등...지금 생각해보면 스맥다운의 전성기가 아닐까 싶은 이 시기의 우리집 TV는 그간 한번도 틀어진 적이 없는 스포츠 채널의 강점기를 맞이하였고, 그걸로 모자라 게임까지 이르게 된 결과가 이것.

 

지금 찾아보니까 게임의 평가자체는 그닥 좋진 않던데, 지금은 취향이 완전히 갈라져 서로 지할 것만 하고있는 동생들과 시끌벅적하게 즐긴 몇 안되는 게임이라 좋은 기억만 남아있다.

 

참고로 THQ (현재는 2K)의 스포츠 게임답게 주구장창 후속작이 발매되고 있는데, 나같은 경우엔 이 게임의 뽕을 뽑고 룰루랄라 'WWE Smackdown! vs. Raw 2006'을 구입했다가 새로 추가된 스태미나 시스템이 답답해서 때려친 기억역시 선명하다....이걸로 나, 그리고 우리 가족의 레슬링 붐도 끝....

 

 

 

 

6. SSX 3

아마도 PS2를 구입할 때 같이 끼어준 게임...이였던 것 같은데 위의 '스맥다운 VS 로우'와 함께 우리 가족의 파티 게임 중 하나였다. 유사 레이싱 게임(?)답게 시원하게 구현된 스피드와 레이싱게임에선 느끼지 못할 공중 헤드트릭과 난간 등을 타고 달릴때의 쾌감이  짜릿짜릿했었지...

 

게임모드는 아마 올림픽 종목에 맞춰서 묘기 부리는 것도 있고 여러가지로 구비된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아무튼 레이싱. 난 앞으로만 가지.

 

이 게임도 '써틴'처럼 가끔씩 생각나서 정보를 찾아보곤했는데 무려 2012년, PS3로 발매된 리부트작을 마지막으로 시리즈의 명이 다했더라...쩝.

 

 

 

 

영상 보니까 떠오른건데 이 쪽도 해설 더빙이였네. PS2 때 은근히 더빙까지 신경 쓴 작품들이 많았었다.

 

7. 검호 2

이 게임 역시 덤핑된걸 가격만 보고 넙쭉 줏어온 게임이였다. 그런데 참 신기한건, 이 땐 이렇게 막무가내로 사온 게임도 정말 재밌게 즐겼단 말이지.

 

게임은 제목 그대로 일개 '검호'가 되어 여러 명망높은 검호들을 꺾고 최종적으론 '사사키 코지로', '미야모토 무사시'같은 전설들마저 쓰러뜨려 지존이 되는 낭만적인 게임이다.

 

진행방식은 1:1 대전 격투게임 방식으로 목검대련과 진검대련이 있었는데, 인상적인 점은  진검대련은 현실과 비슷하게 한두대 제대로 맞으면 죽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진검대련으로 상대를 죽이면 정말로 사망처리되서 다신 등장하지 않게 되서 올클리어를 할 때 즈음이면 상대가 더는 남지 않게 된다.

 

 

 

이 글을 작성하며 찾아보니 후속작인 '검호 3' 쪽이 '시리즈의 완성'이라고 불릴정도로 평이 좋았네. 하지만 역시나 후속작을 말아먹고 시리즈의 명이 끊겨있다. 인지도도 높지않은 게임이라 리마스터를 기대하기도 힘들다는게 아쉽다... 

 

8. 진삼국무쌍 3

이 쪽은 그래도 나름 명망높은  PS2 진영의 대표주자...였다만 역시나 지갑이슈로 인해 확장판 (맹장전, 엠파이어스)없이 순정으로 몇십시간을 플레이했었다. 덕분에 전캐릭터 엔딩은 물론 강화도 대부분 끝낸던걸로 기억하는데... 결국 반복 플레이에 질려 내던졌다.

 

이 게임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있나 싶긴한데 삼국지의 무장이 되서 잡졸들을 다쓸어버리고 다니는 쾌감 하나로 여지껏 시리즈를 우려먹는 게임이다. 다만, 이땐 아직 시리즈 초반이라그런지 어느 진영의 캐릭터를 선택해도 90% 정도는 똑같은 스토리가 나오기 때문에 까놓고 말해 캐릭터 수만큼의 컨텐츠는 없다는 느낌이였다.

 

참고로 이쪽도 후속작인 '진삼국무쌍 4'쪽이 수작 취급을 받는 게임으로.. 나 진짜 고르는거마다 왜 다 이따구냐? ㅋ

 

9. 카오스 레기온

 

당시 PS2 유저들에게 '카오쓰레기온'이라 불리던 망겜의 대표주자인데... 난 나름 재밌게 플레이했던지라 동의하진 않는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너무 낮은 난이도와 짧은 분량은 그 누구라도 반박하지 못할테지만  , 게임 자체는 아무리그래도 캡콥에서 만든 만큼 기본은 한다.

 

그러니 당시 판매가던 만원...아, 이걸 정가로 산 사람들은 카오쓰레기온이라고 할만했겠구나 ㅋㅋ... 아무튼 저점매수한 나에겐 무난한 게임이였다.

 

 

 

 

 

이하 클리어는 못했지만 재밌게 즐긴 게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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