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Vita] SUPERBEAT : XONiC
※ 플레이 시기 : 2017. 7. 14.
달성률 : 트로피 달성률 38% / 포기
Vita 유저들에겐 초회 OST 앨범을 포한한 밀봉 패키지조차도 만원이 안되는 걸로 유명하고, 최근엔 PS4로의 발매가 결정되어서 다시금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는 게임이다. 솔직히 만원 이하까지 떨어진 가격이 너무하다 싶은 감도 있긴한데 이 게임이 당시 사장되었던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을 자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외면받은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긴 하다.
1. 사실 '슈퍼비트 : 소닉'은 악평과는 달리 조작체계만은 꽤나 잘 짜여져 있는 게임이다. 키의 배치와 노트가 떨어지는 구간이 일치하기 때문에 일체감있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데다 (나는 수직낙하형 노트게임을 키를 못외워서 못한다), 키의 배치가 다른 버튼의 동선을 헤치지않게 오밀조밀하게 잘 짜여져 있어서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튠'같은 괴상한 파지법을 강요하지 않는게 굉장히 마음에 든다. 까놓고 말해 '슈퍼비트 : 소닉'은 휴대용 콘솔의 리듬게임으로써의 틀만큼은 수준급이라고 본다. 터치는 둘째치고 아날로그 플레이는 꽤나 조작하는 맛이 있고.
2. 문제는 조작체계가 잘 짜여져있는것과는 별개로 불편한 노트 구성이 꽤나 있다는 거다. 양손으로 들고, 엄지로 아날로그 스틱을 조작하는 플레이 방법을 기준으로 했을때 두 키 동시에 홀드, ↑, ○ 같이 스틱과 먼 버튼을 누르고 있을때 갑자기 스틱 패턴 등장, '↑,↓,←'이나 '○,△,□'이 따다닥 연속으로 등장하는 패턴 등은 난이도와는 별개로 상당히 불편했다.
어려운 패턴 = 난이도로 직관되는게 리듬게임이다보니 과연 이걸 어디까지 용인해야할진 모르겠지만 높은 난이도, 까다로운 패턴을 보여주면서도 불편하지 않은 게임은 얼마든지 있다. 나는 이 부분을 디자인의 문제로 생각한다.
유투버 CHANG DOLE님 플레이
3. 이건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인데 명확하게 거리감이 표현되는 수직낙하 노트형 리듬게임과는 달리 본 게임은 노트와 판정선의 거리를 판단하기가 너무 어렵다. 예를 들자면 빠른 템포로 정박 연타만 나오면 상관이 없는데 [거의 거리 차이가 없는 양쪽 번갈아 나오는 연타 패턴]과 [양쪽 동시에 누르는 패턴]이 분간이 안간다. 게다가 본 게임은 쉬어가는 박자로 함정을 많이 넣는 편이라서 빠른 템포에서 정박 타이밍 맞추는것도 고행인데 박자 한번 틀어놓으면 온갖 욕이 다나온다.
4. 위의 문제를 더 심화시키는건 이미 익히 알려져있듯 '키음, 이펙트 씹히는 버그'와 '키입력 버그' 때문이다. 이게 상당히 심각한 문제인게 애초에 노트가 처리됐는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뭣같은 이팩트 때문에 헷갈리는데 아예 '키음'이나 '이펙트'마저 안나와버리니 더이상 분간을 할 수도 없다. 그래서 혹시라도 박자를 틀어놓은 패턴에서 이펙트가 안 나오면 내가 박자를 놓쳐서 이펙트가 안나오는건지 버그때문에 안나오는건지 분간이 안간다. 왜냐하면 이 버그가 플레이내내 적잖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만 그런진 모르겠는데 키입력이 아예 안되는 버그도 있는 것 같다.
5. 위에서 말한것들을 종합해보면 [노트와 판정선 거리 판단 어렵다] + [이팩트가 약해서 내가 왜 틀렸는지, 언제 틀렸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 [잦은 키음, 이펙트 씹히는 버그 때문에 내가 틀려서 그런건지, 버그인건지 분간이 안간다] = 이게 얼마나 최악의 환경인지 리듬 게임 조금만 해본 사람들은 공감하리라 본다.
마찬가지로 유투버 CHANG DOLE님의 플레이.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7. 이번엔 이 게임의 높은 난이도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일단 본인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솔직히 리듬게이머라고 자청할 정도의 실력은 안되지만 그래도 꽤나 많은 리듬게임을 접해봤고 중간정도 레벨까진 쉽사리 플레이하곤 했다고 자부한다. 그런 내가 봤을 땐 '슈퍼비트 소닉'은 어렵다. 비교를 해보자면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튠'도 쉬운 게임은 아니였는데 '슈퍼비트 소닉'은 그의 몇배는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8. 이왕 비교한 김에 좀 더 해보자면 가령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튠'같은 경우는 레벨 디자인이 이렇다. '레벨 1-2-3-4...' 당연한 소리지만 이게 정석이다. 난이도 설정에 따라 시작 레벨이 다르지만 중간에 비는 레벨구간이 전혀없고, 리듬게임을 잘 못하는 유저라도 차근차근 한단계씩 높은 레벨의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반면 '슈퍼비트 소닉'은 이렇다. '레벨 1-2-3-5-7...' 내가 모든 곡을 해금 안시켜서 그런걸 수도 있지만 당장 6T나 6T FX 난이도의 초기 해금곡들만 봐도 지금 선택한 곡과 옆의 곡의 난이도가 2~3 구간씩 뛰는걸 알 수 있다. 가뜩이나 쉬운 편에 속하는 게임도 아니거늘 레벨 디자인마저 플레이어의 의욕을 꺾이게 충분하다.
9. 게다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0%, 50%, 100%' 세가지로만 나뉘어진 판정은 내가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골때렸던 부분이다. 고득점을 위해선 당연히 더 정확한 타이밍에 노트를 처리하고 높은 판정을 받아야하는데 이게임은 노트를 처리했을때 받을 수 있는 판정이 50 아니면 100이다. 당신이 노트를 처리만 했다면 무조건 50은 나오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누르지않았다면 얄짤없이 50이란 소리기도 하다.
10. 리듬게임의 고득점은 리듬게이머들에게 있어선 가장 큰 동기부여 수단이니까 이 문제는 '나는 퍼펙트 플레이에 자신있다!'라는 유저가 아니라면 꽤나 심각할만한 부분이다. 그리고 그와는 별도로 본 게임에 준비되있는 챌린지 스테이지 '클럽투어 모드'는 플레이어에게 고득점 플레이를 강요하는데, 어지간한 근성이나 실력이 준비되있지 않다면 위와 같은 이유로 쉽사리 클리어할 수 없으리라 본다.
11. 트로피 유저들 : 클럽투어 모드... 하...
12. 이건 쉬이 말해선 안되는 부분이긴 한데 솔직히 말하겠다. 곡의 퀄리티 편차가 너무 크다. 사대적인 꼰대라고 해도 좋다. 외국에서 받아온 곡들은 대부분 일정 퀄리티를 보여주는데 비해 국내의 곡들이 진짜 심하게 구린게 몇개 있다.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성공을 위시한 대놓고 레퍼런스한 스타일의 곡들이 꽤나 있는데 어김없이 이런 곡들은 죄다 구리다. '바람에게 부탁해'나 'Fate'같은 곡은 없고 그 마이너 양산형 곡들만 몇개 존재할 뿐이다.
13. 이미 많은 시리즈를 발매하고 관록이 붙었을 '디제이맥스 시리즈'와 자꾸 비교하는 것도 미안하지만, 본 게임은 기량에서 애당초 '디제이맥스 시리즈'와는 비교가 안된다. 곡 퀄리티, 레벨디자인, UI의 세련됨 등등.. 그 ㅈ같은 파지법만 제외하면 내가 대충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튠'이랑 비교해도 한참 딸린다.
14. 이걸 어떻게 받아들어야할까.. 신생제작사의 초기제작게임이니 넓은 아량을 베풀어야할까? 아니다. 분명 개선의 여지는 있었다. 버그나 수록곡이 구린 거는 당연히 말도 안되는거고 맥빠지는 키음이나 이팩트는 '사운드볼텍스'의 속시원한 이펙트를, 노트와 판정선의 거리가 분간이 안가는건 유비트 시리즈처럼 노트가 나올 (닿을) 기미라도 보여줬더라면 훨씬 쉽게 플레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
15. 그래서 더욱 아쉽다. 솔직히 첫인상은 제일 처음 말했던 일체감 좋은 조작체계 덕에 꽤나 좋았는데 가면 갈수록 감당이 안되더라; 나는 안살거지만 부디 PS4로 발매할 이식작에선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지만... 단순이식으로 보이니 이미 글렀다고 본다 ㅎㅎ